-
다크소울3
https://www.youtube.com/watch?v=55uvA7unv30&feature=youtu.be
지난 여름, 급작스럽게 <다크 소울> 시리즈를 시작했다. 언니가 <다크 소울3>를 선물해 준 것이다. 이유는 터무니없었다. 어려운 게임을 하면서 고통받는 날 구경하는 게 즐거워서랜다.
당시의 나는 도전정신이 충만했기 때문에 시원하게 도전장을 받아들었다.
그렇게 나의 <다크 소울> 원정이 시작됐다.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멋있는 오프닝 영상이 지나가고, 튜토리얼을 시작하자마자 지금까지 내가 해 온 게임이 매우 친절했으며 'PC 게임'이었음을 절감했다.
<다크 소울>은 플스(플레이스테이션) 플레이가 기본값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튜토리얼 맵 바닥에 깔린 '조작 설명' 메시지가 플스 기준으로 나와서, PC로는 조작 키를 하나하나 찾아봐야만 했다.
너무 당황스러웠지만, 해골들을 칼질하는 손맛이 너무 좋아서 차근차근 진행했다. 그리고 튜토리얼 보스 군다가 나왔다.
군다를 통해 내가 겁이 많은데 끈기는 있는 발컨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야말로 수십 번을 시도했다. 내가 기대 이상의 발컨이라 그 다음 날에도 시도했다. 괜한 도전을 했나 싶어서 그만둘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런데 그때 지나가던 언니 왈, "군다가 환불측정기라고 불리더라". 그 말을 듣고 난 뒤, 환불측정기에 떨어져 나간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공략을 찾아봤다.
초보자는 캐릭터 생성 시 '기사' 직업을 추천한댄다. 내 캐릭터는 도적이었다. 속는 셈 치고 정든 첫 캐릭터를 뒤로 한 채 새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럴 수가. 군다를 한 번에 깼다. 그것도 매우 쉽게. 기쁨에 겨워 오징어 춤을 추며 다음 맵으로 향했다.
이후에도 여러 가지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근성, 끈기, 장비, 시간, 꼼수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연거푸 오징어 춤을 출 수 있었다.
여기까지의 이야기에는 내가 <다크 소울3>를 넘어 해당 시리즈를 쭉 플레이하고, 여기에 프롬의 다른 게임까지 눈독 들이게 한 이유가 모두 담겼다. <다크 소울1>, <다크 소울2>도 아닌 <다크 소울3>이 시리즈의 입문작으로 평가받고 아직까지 꾸준히 플레이하는 유저가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