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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구와 몬스터
메구와 몬스터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오뎅캣의 게임 중 가장 야심 찬 결과물이다. 단순히 스토리만 놓고 보면 나는 여전히 참신함에서 곰아저씨 레스토랑에 조금 더 높은 평가를 주고 싶지만, 충분히 독특한 설정과 매력적인 시나리오에 더해 훌륭한 음악과 군더더기 없는 구성이 더해져 전체적인 만듦새가 오뎅캣이 선보인 게임 중에서도 가장 뛰어나다.
나는 이 게임을 열차를 타고 긴 거리를 이동하며 닌텐도 스위치로 즐겼는데, 완전 충전이 끝난 기계에서 게임을 모두 마무리하자 약 8% 정도의 배터리가 남아있었다. 총 플레이 시간은 5~6시간 정도의 시간이었으며, 스토리 게임을 충전하지 않은 채 한 번에 끝까지 즐길 수 있는 볼륨이었다.
내가 놀란 것은 이처럼 한 번에 게임을 끝까지 진행한 것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였다는 점이다. 영화 두 편은 볼 수 있을 만한 긴 시간이 지루하게 않게 느껴질 정도로 이 게임은 나를 강하게 몰입시켰고, 이는 게임이 보여주는 예상 밖의 시나리오를 앞세운 지루할 틈 없는 구성에 있다. 플레이하며 어떤 요소도 무의미하게 늘렸다는 느낌 없이 정말 핵심적인 부분으로만 구성된 느낌이었으며, 심지어 전투 방식조차 의미 없이 반복되는 구성이 아니었기에 더욱 만족스러웠다.
진흙을 먹으며 사는 마계의 괴물 ‘로이’가 마계로 흘러 들어온 인간 소녀이자 우는 순간 세상을 멸망시키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메구’를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결과를 예상하기 어려운 전체 흐름 속에서도 인간을 잡아먹는 괴물들의 상투적인 표현을 보는 재미도 있다. 로이는 마계에서도 굉장히 강한 괴물인 덕에 대적할 상대가 없는 설정이며, 이를 무시하고 로이에게 도전하는 괴물도 있지만, 냉정하게 상황을 살펴보거나 인간이라도 어린애와 같이 놀아주고 싶은 괴물 등, 다양한 등장인물을 통해 마계의 생활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으며, 게임이 진행되면서 하나씩 등장하는 복선도 모두 엔딩까지 이야기가 진행되는 도중에 깔끔하게 해결했다.
게임 전반에 어려운 용어가 많지 않고, 아직 일본식 표현에 익숙하지 않을 플레이어를 위해 원문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의역이 적절히 들어간 결과물은 시나리오 작가 및 번역가 양쪽의 역량이 돋보인 결과다. 전체적으로 불필요한 텍스트가 없는 구성이라 한두 개쯤 글이 잘못되어도 이해가 가능한 수준이 아니기에 이야기를 옮기는 과정에서 모든 텍스트를 꼼꼼히 살펴보아야 했는데, 이를 훌륭하게 읽기 쉽도록 작업한 번역가의 능력을 꼭 언급하고 싶다.
메구와 몬스터는 스토리 기반 게임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다. 전 세계가 보편적으로 공감할 만한 ‘육아’라는 테마에 맞추어 전체적인 플롯이 상투적이지 않도록 만들어졌으며, 몇 시간의 플레이가 지나도 다음 이야기가 계속 궁금해지는 구성, 다양한 미니게임이 곁들여진 전투, 플레이어의 체력보다 아이의 울음에 신경 써야 하는 참신한 설정이 어우러져 5~6시간 동안 흥미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여담으로 나는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하면서 이 게임의 터치 컨트롤 기능을 시험해봤고, 게임은 터치만으로도 100% 모든 진행이 가능했다. 이 기능이 향후 모바일 버전을 염두에 둔 설계인지는 알 수 없지만, 패드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면 터치 컨트롤만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평결
메구와 몬스터는 스토리 기반 게임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다. 전 세계가 보편적으로 공감할 만한 ‘육아’라는 테마에 맞추어 전체적인 플롯이 상투적이지 않도록 만들어졌으며, 몇 시간의 플레이가 지나도 다음 이야기가 계속 궁금해지는 구성, 다양한 미니게임이 곁들여진 전투, 플레이어의 체력보다 아이의 울음에 신경 써야 하는 참신한 설정이 어우러져 5~6시간 동안 흥미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